데카르트는 왜 눈앞에 보이는 세상까지 의심했을까요?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모두 틀렸다고 가정해도 절대로 의심할 수 없는 것이 하나는 남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르네 데카르트의 『제1철학에 관한 성찰』입니다.
데카르트 철학을 이해하려면 『성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데카르트 성찰이란?
『성찰』은 1641년 출간된 데카르트의 대표적인 철학 저서입니다.
데카르트는 확실한 지식의 출발점을 찾기 위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하나씩 의심합니다.
낡은 건물을 제대로 다시 세우기 위해 기초부터 허무는 것과 비슷합니다. 확실하지 않은 믿음을 모두 걷어낸 뒤 흔들리지 않는 지식을 다시 세우려는 것입니다.
제1성찰 모든 것을 의심하다
첫 번째 성찰에서는 감각부터 의심합니다.
멀리 있는 물건을 잘못 보거나 꿈을 현실이라고 착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데카르트는 아주 강력한 악마가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것이 유명한 ‘악마 가설’입니다.
세상이 정말 가짜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의심할 수 있는지를 끝까지 시험한 사고실험입니다.
제2성찰 나는 생각한다
모든 것을 의심하던 데카르트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의심하고 생각하고 있는 ‘나’의 존재까지 없앨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데카르트 철학을 대표하는 생각이 나옵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생각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3성찰 신의 존재를 논증하다
데카르트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 뒤 신의 존재를 논증하려 합니다.
자신처럼 불완전한 존재가 완전한 존재에 대한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완전한 존재인 신이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현대 독자가 보면 바로 납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논증은 이후 많은 철학자들의 비판과 논쟁 대상이 됐습니다.
제4·5성찰 인간은 왜 오류를 범할까?
데카르트는 인간이 실수하는 이유를 이성과 의지의 차이에서 찾습니다.
우리가 명확히 이해한 범위보다 더 넓게 판단하려 할 때 오류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잘 모르는 문제인데도 자신 있게 답을 찍으면 틀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제5성찰에서는 수학적 진리와 신의 존재 문제를 다시 다룹니다.
제6성찰 정신과 몸은 다른가?
마지막 성찰에서는 정신과 물질의 관계를 다룹니다.
데카르트는 생각하는 정신과 공간을 차지하는 물질적 신체를 서로 다른 실체로 봤습니다. 이것이 데카르트의 유명한 심신이원론입니다.
즉 나는 단순히 몸만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생각하는 정신을 가진 존재라는 것입니다.
데카르트 『성찰』의 핵심
『성찰』의 핵심은 모든 것을 의심하자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의심해도 무너지지 않는 확실한 지식을 찾자는 데 있습니다.
감각을 의심하고, 세상을 의심하고, 심지어 자신의 믿음까지 의심한 끝에 데카르트가 가장 먼저 발견한 확실성은 ‘생각하고 있는 나의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성찰』은 근대 철학이 인간의 이성과 주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책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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